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하기로 했어. 행복하려고 했던 것. 삶을 살기로 했던 것. 이런 게 잘못된 게 아니니까. 배가 침몰하고 숙소가 무너진 것이 수학여행의 문제가 아니듯. 인파가 운집한 날 일어난 사건과 사고가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듯. 문명사회에서. 체제의 방임과 부재가, 허점과 기만이 이 삶을 살아보려 하던 시민들의 잘못이 아니듯. 나의 애도는 이런 형식이야. 더 크게 웃고. 더 힘껏 축제하는 게 나의 애도야. 더 오래 기억하는 것이 나의 애도야. 떠난 이들과 다를 것 없이 계속 살아가는 게 나의 애도야. 너희가, 그러니까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보여주는 것이 나의 애도야. 행복하려고 살아보던 사람들을 기리는 건 금지와 엄숙주의가 아니니까. 살아보려고 하는 건 잘못이 아니니까. 나는 여전히 문명의 가치를 믿으니까. 그래서 실망하고, 화를 내고, 책임을 물을 거니까. 더 나아지길 요구할 거니까. 나아지려고 애써볼 거니까. 조금 더 살아보려고, 조금은 더 잘 살아보려고 노력할 거니까. 그래서 불행한 어느 하루에도 힘주어 웃어볼 거니까. 정말이야. 왜냐하면 내가 마지막으로 할로윈 파티를 한 건 2015년이거든. 이젠 2023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