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에 해당되는 글 140건
- 2015.08.19 TEASER
- 2015.08.13 여름끝
- 2015.07.28 i'm an effing condescending bitch
- 2015.07.11 관심협박
- 2015.07.01 꿈
- 2015.06.12 엄마 여행
- 2015.04.27 일기
- 2015.04.23 꿈들
- 2015.04.17 20150416
- 2015.04.02 스타벅스와 톰아저씨의 오두막
Swiimers - Polaris TEASER from decemberjanvier on Vimeo.
티저를 뭘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여행 다녀온 동생과 친구들에게 동영상 찍은 것을 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내가 어느 해변에서 올초 즈음에 무심히 찍어두었던 영상 하나로 최대한 간단하게 해결하게 되었다
전문가가 아니면 전문가 친구라도 있어야 능력자일텐데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하기만 한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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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애인 말고 그리운 사람이 한명 있다 이런 불안, 고민 같은 것 다 함께 나눌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함께 있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조차 어렵게 된 것은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부디 상처로만 남은 것은 아니길 괜찮아지길 괜찮아지길
여름은 늘 힘들고 올해 여름도 예외가 아니다. 유난히 더 버겁게 느껴지는 것은 지난 여름들은 지나갔고 올여름은 현재이기 때문인 것일지도 몰라. 더위는 견딜만 하다. 욕심 부렸던 것들이 거진 다 내 손을 떠나가는 시기같다. 내가 저지르고 다녔던 나쁜 짓들이 이제야 앙갚음으로, 혹은 카르마로 회귀하며 내게 몰려오는 건지, 아님 내가 취약한 이 계절 때문에 유리멘탈이 되어 별 것 아닌 일들을 죄다 생채기로 남기고 금을 긋고 있는 건지 헷갈린다. 아니 어쩌면, 나쁜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적은 한번도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모를 일이지.
맥북은 언제나 나와 가장 가까이 있어주는 놀이상대였다. 오늘 사망선고를 받았다. 내가 내 손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걸 죽이고 있었다. 무지의 소치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잘해주려고 한 일이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치고 마는 일. 무지도, 게으름도, 가난도 모두가 죄다. 별거 아닌 일에 내 드라마퀸 병이 도졌다고 하기에 이건 너무 큰 일이다. 너무 비싸고 너무 중요한 재산이었다고.
들뜨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안다. 들떠있다가 쓰라린 실망감만 안고 나가떨어지는 경험은 충분히 겪은 것 같다. 그런데도 들뜨는 마음은 내 의사와 상관이 없고, 그러니 들뜨는 순간마다 이러다 상처입을텐데, 하는 걱정에 조마조마한 기분이 늘 공존한다. 그 결과는 참 싱거울 정도로 언제나 상처로 끝나곤 해서, 이제는 차라리 나도 어쩔 수 없이 들뜰 때에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신난 그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한다. 어차피 머지않아 추락할테니까. 지금 걱정을 하든 안 하든. 그렇게 오늘만 사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일까.
고집스러워보이기보다는 차라리 컨디센딩해보이는 쪽이 낫다
I am your nightmare
사랑을 잃고 상심한 이들이 종종 자신을 떠난 연인을 찾아가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을 하는 마음을 나는 이해한다. 그들과 나 사이에는 실행을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연인과 다투고 혼자 걷고 있으면 어김없이 차에 치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심하게는 말고, 적당히 다칠만큼. 그러면 연인은 어떤 마음보다도 나에 대한 걱정이 앞설 것이고, 하마터면 나를 잃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할지도 모른다. 내 곁을 지켜줄 것이고, 나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나에게 그의 모든 관심을 쏟아줄 것이다. 그런 상상 끝에는 늘 어김없이 겁에 질린 내가 있다. 만약 나의 사고에 연인에게 드는 감정이 짐스러움과 피곤이라면. 짜증과 부담 뿐이라면. 그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고 만다면. 그런 생각들을 하며 걷는다. 밤길은 무섭지만 그보다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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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얘기. 내 꿈에는 유행이 있는데, 한동안 괴기스러운 판타지 대탈출 서사가 유행이었고, 얼마전 까지는 내가 나 아닌 타인이 되는 꿈이 지배적이었다. 요즈음은 내가 발생할까봐 몹시 불안해하는 일이나 몹시 원하지만 가망없는 일들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꿈에서 그 일들은 일어나기도 하고 좌절되기도 하고, 성취되기도 하고 피해지기도 한다. 그 꿈들 속 어떤 미래도 깨어난 뒤의 내게 유쾌하지 않다.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정확히 알고 있고, 현실은 늘 내 바람과 상반된 미래를 출산한다. 꿈들은 내게 씁쓸한 허무감을 안겨주거나 배가된 좌절감을 안겨준다. 내가 모종의 그 대상을 얼마나 원했는지를 아주 철저하게 환기시키고 곱씹게 한다. 꿈에서 깨어난 순간, 그리고 머지 않은 미래에 나의 예상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그 꿈들 때문에 달아날 구멍도 없이 초라해진다. 예상했으니 내게는 별 일 아니라는 식의 가장도 불가능해진다. 남은 속일 수 있어도 나는 안 되니까. 꿈들이 이미 밝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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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간절하다. 나는 에너지를 숭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종종 싸움을 즐긴다. 하지만 그 싸움은 늘 불가능한 평화를 도모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엄마는 여행에 갔다. 엄마는 여행가기도 전에 지쳤을 거다. 여행가기 일주일 전부터 무슨 미션 클리어하듯이 매일매일 밑반찬을 해서 찬 예닐곱가지를 만들어 놓더니 국과 찌개는 세가지를 끓여선 2인분씩 팩에 나눠 담아 냉장고에 넣어놨다. 수박은 모두 포크로 찍어먹을 수 있게 잘라서 대형 락앤락에 담아놨고 토마토 산딸기 오렌지도 무더기로 있다. 냉장고 음료수칸엔 맥주 채소주스 오렌지주스 콜라 사이다가 가지런히 늘어서 있고 냉동실엔 아이스크림이 수북하다. 양말통에는 새 양말 대여섯켤레... 반대로 빨래통 설거지통 음식물쓰레기통 내 방 휴지통은 싹 비워져있었다. 심지어 엄마 출국하는 날 새벽에 내가 라면 끓여먹고 설거지 안 했는데 엄만 당일 아침에 그 설거지까지 다 하고 나를 깨웠다. 그나마 이번엔 밥통엔 밥이 적당히 있다(지난번엔 밥통에 밥이 산더미같이 있었음. 드디어 내가 밥은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인정받은 기분). 내가 한심한 딸인걸 감안해도 엄만 짱이야. 그런데 이게 자랑같지가 않고 고해성사같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엄마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살고 있는 건가... 속상하다. 엄마는 집안일을 정말 싫어하고(좋아하는 사람 흔치 않겠지만) 심지어 잘 하지도 못한다. 음식하다가 칼에 베이기 일쑤이고 청소든 요리든 그런 데에서 느끼는 기쁨 별로 없다. 우리 작은 이모는 손 야무져서 집안일 능숙하고 요리도 잘하고 좋아하는데 그런 동생이 있으니 더욱 우리 엄마는 어려서부터 집안일이라곤 거들어본적 없는 딸이었다. 그런 사람이 엄마가 된지 20년이 훌쩍 지났고 이제는 한 가정의 살림꾼이지만 싫은건 평생을 해도 싫은거다. 엄마는 그래도 하는거지... 엄마니까. 안 해줘도 되는데. 나 빨래도 할 수 있고 쓰레기통 비울 줄도 아는데. 없으면 없는대로 안 먹고 때 되면 알아서 잘 떼울 수 있는데. 엄만 그게 싫은 거니까. 그래서 나는 엄마 때문에 내 몸 잘 챙기고 잘 살아야 한다. 엄만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거. 엄마가 나한테 엄마처럼 해주는 사람 만나면 결혼하라고 했는데 결혼하지 말란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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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업시간에 할로윈에 놀면서 봤던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한 토막을 보는데 영화 속 TV에서 아주 잠깐 스미스의 공연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양손으로 볼을 감싸고 어머, 를 했다가 혼자 빨래처럼 부끄러워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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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나는 흑인 여자애였다. 후드를 뒤집어 쓴 나. 나는 풀장에 있었다. 친구의 집이었다. 집에 딸린 야외 풀장의 파란색 타일 바닥. 햇빛이 반사되는 타일들. 빛과 대비되는 나의 검은 맨발. 풀 안으로 다이빙하는 친구. 그 애도 흑인이었다. 그애는 햇빛 아래에서 수영복을 입고 다이빙했다. 나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내 발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늘은 내 얼굴에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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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운전... 어제 이상한 차한테 억울한 보복운전을 당해서 기싸움했다 불법 좌회전하려는 것을 내가 협조해주지 않아서 열받았는지 클락션을 몇번 울리더니 부왕 하며 내 앞으로 확 들어옴 나는 소극적 보복운전(하이빔) 하고 상대는 공격적 보복운전(급정지 수차례)했는데 기싸움은 내가 이긴거 같은데 섣불리 말했다가 엄마한테 혼났다
그렇게 에너지 낭비를 하고 싸우고 나니 내가 안 그래도 싸워야 할 상대가 얼마나 많은데 이런 쓸데없는 짓을... 싶은 마음이 들어 심란했다
는 워밍업 한 기분이라 상쾌하기도 하다
내가 험하게 운전하던 중이었다면 모를까 밀리는 길도 아니었고 신호 잘 받아서 내 차선 잘 지키면서 들어간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는데 부당한 취급을 받고 가만히 있고 싶지는 않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가 아니라 누군가는 그 똥을 치워야 하는 것이다 치우지는 못해도 아무데나 똥 누다간 봉변당할 수 도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알려줘야 하는 거잖아
20150416
바빴다 바쁜 와중에 사거리에서 트럭을 받았다 불시에 닥친 나의 사고에 한참 멍했다 이미 멍하다 낸 사고였다 오늘은 내 오랜 친구의 생일이었다 미안해하며 축하문자를 보냈다 그애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길 기원했다 다시 미안해하다가
-미안할 일 투성이인 나에게 내가 숨막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싸워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며칠째 한다 싸워 이겨야 하니까 싸워 넘어야 하니까 지쳐도 포기는 안되는 거니까... 지면 안되니까 지는 건 없으니까 이길 때까지 싸워야 하는 거니까
바빠서, 바쁜 사이 사이 울었다 바빠서 다행이었다
일년째, 내게는 오늘이 특별하지도 않은 것 같다. 그 이후로 모든 날이 오늘 같았다.
스벅은 언제나 평균치의 만족을 준다 그건 초국적 대기업에 대한 불신과 어느정도의 편견으로 인한 거부감이 오히려 매번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커피는 언제나 일정 수준의 질을 유지하고(그게 대기업의 핵심인데 왜 다들 이 사실을 부정하려고 애쓰는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카페베네나 엔젤리너스 같은 카페는 결코 한국을 벗어날 수 없는 '내수용' 횡포다) 배경음악은 매우 훌륭하다 그리고 볼륨도 그렇다 귀기울이면 들리고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적정 볼륨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 일류 커피 프랜차이즈의 마케팅전략과 연구의 성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 커피콩들이 누구를 착취해서 세계로 운반되고 있는지가 께름칙하지만 비즈니스적으로 스타벅스가 성공을 거두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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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le Tom's Cabin
이 소설이 이렇게 웃긴 장면이 많은 소설인지 몰랐다
순간순간 키득거리게 만드는 익살스러운 캐릭터들과 에피소드들. 그 배경에 전제된 인종적 편견에 멈칫하게 되지만 웃음을 막기는 어렵다 그런 인물들의 존재는 현실이었으니까
세인트클레어가 자신을 위해 열렬히 기도하는 톰을 엿보았다는 말에 누군가가 그것은 톰이 세인트클레어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이었을거라고 대응하자 세인트클레어가 말하길 톰의 기도 내용은 세인트클레어가 개심해야할 점이 많다며 그의 문제점들을 열거하며 개선하도록 도와주라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나
블랙 샘이 알아서 눈치껏 엘라이자와 해리를 추격하는 헤일리의 일을 사보타쥬 하는 부분들
문제는
1. 논리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여성들이 가족과 심정(감정)의 힘으로 노예제 철폐를 옹호한다는 점, 그러나 남편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무엇도 직접하지 못하며 할 생각도 못한다는 점. 사회와 정치와 이성은 남성들의 영역이며 종교와 가정과 감성만을 여성의 영역으로 인식한다는 점.
2. 좋은 남성들은 아내에 의해 여성화된 남성들.
3. 기독교인의 우월성 강조
4. 우연에 의지한 플롯 전개와 해피엔딩
5. 어쨌거나 종족적 특질을 이분화하며 아프리카인들을 아프리카로 보내버리는 결말. 흑백분리정책에 대한 답이 안된다. 라이베리아라니?
6. 톰=예수 동일시. 그러나 그건 올바른 등식이 아니다. 톰의 희생이 무엇을 바꾸어 놓았을까?
7. 백인을 위한 소설. 그건 어쩔 수 없는 걸까?
8. 조지셸비는 삼보와 콴보를 사는 것을 왜 거절했나?
하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도 다양한 인간 종류가 나와서... 특히 세인트클레어의 경우?